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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에 프로폴리스가 좋을까요?
날짜 2020-07-10 [16:48] 조회수 : 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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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과 식품영양학을 접목시켜 연구하고 있다보니, 진료실에서 식품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됩니다. 특히 비염 환자 분들은 프로폴리스, 수세미즙, 유근피, 홍삼 등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수세미, 유근피, 홍삼은 한약재로 체질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프로폴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환자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변에서 목이 아플 때, 입 안이 헐었을 때 프로폴리스를 사용했더니 좋더라, 프로폴리스는 면역력에 좋더라, 심지어는 알레르기 비염에도 좋다고 하는데 사용해도 되나요? 라고들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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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폴리스란 무엇인가요?


프로폴리스는 고대 이집트에서 미이라가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기록에 보면, 프로폴리스를 타박상이나 피부 곪은 데에 발랐다고 되어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 1966년 레미 쇼뱅이라는 프랑스 의사가 꿀벌의 몸에는 박테리아가 없는 이유에 대해 연구하던 중 프로폴리스의 항균 작용을 발표하게 되었고, 이후 그 작용이 프로폴리스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에 의한 것이라고 밝혀집니다.

 

프로폴리스는 벌이 채취한 다양한 식물의 수지 성분과 벌의 타액 속 효소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네랄·비타민·아미노산·지방·유기산·플라보노이드 등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프로폴리스의 효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약하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화상, 구강궤양, 감기, 치은염, 단순포진, 헬리코박터 균으로 인한 위궤양 등에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효과들이 아직은 근거가 확실하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현재까지는 프로폴리스의 항산화 작용만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프로폴리스에 비염이나 알레르기를 치료하거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있을까요? 프로폴리스를 사용한 비염 연구들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몇몇 연구들에 의하면 프로폴리스가 감기나 알러지 비염의 증상을 완화시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것은 아니고, 알러지 반응시 분비되는 히스타민이나 류코트리엔 같은 물질을 차단해 염증을 억제하는, 즉 양약과 유사한 작용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사용 후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2주 이상 사용했을 때 증상 완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연구결과로 판단해보면 비염 초기 프로폴리스 복용을 통한 일부 증상 완화는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면역력 개선을 통한 알러지 비염의 치료 효과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프로폴리스가 오히려 알러지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프로폴리스가 오히려 알러지 유발 물질이 될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정제된 프로폴리스인 세라 알바(cera alba)는 알러지성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꿀이나 꿀벌 제품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 또는 침엽수, 포플러, 살리실산염 및 페루 발삼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프로폴리스를 피하도록 권장합니다. 그리고 프로폴리스를 함유한 허브 사탕들(lozenges)은 구강궤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동일한 천연 물질들 가운데 비염, 알러지 그리고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는 물질들은 이미 한약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김기준한의원 봄에서는 서울대 BOM 한의영양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창이자, 백지, 유근피, 박하 등의 한약재를 조합하여 알레르기 비염 치료를 위한 약물을 개발하였고, 이를 사용하여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증상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중증 비염 환자의 94%가 증상 완화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일본 동양의학 학술대회(ICOM)에서 발표되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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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은 부작용은 적고 비염에는 효과적입니다


이 약물에 포함된 약재들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실제로 과학적인 연구들을 통해, 비염 한약재들이 알러지 반응 억제와 항 염증 작용, 그리고 면역 조절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창이자는 림프구 및 혈청 내 면역 글로불린 E(IgE)를 감소시켜 과민 반응의 초기 단계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으며, 백지는 면역세포의 하나인 비만세포(mast cell)의 면역 조절을 통해 비 점막 충혈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합니다. 느릎나무 껍질인 유근피는 면역 반응 조절을 통한 소염작용 및 아나필락시스 억제 효과가 있으며, 박하는 히스타민 분비를 억제하는 항 알러지 작용을 합니다. 이처럼 각각의 약재들은 개별 성분과 약성은 다르지만 모두가 항알러지, 소염, 면역 조절 기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합적인 경로를 통해 우리 몸에서 알러지 반응을 마치 독안에 든 쥐처럼 빠져나갈 구멍 없이 막아내어, 비염을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줍니다.


알레르기 비염과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한약재들은 대부분 그 효능과 안전성이 오랜 기간 임상을 통해 입증되어 왔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러한 개별 약재들을 임의로 사용하거나, 임의로 처방 이외의 약재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약성을 가진 한약재는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통해서 각 약재들의 용량과 배합 비율을 개인에 맞게 조절해야만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의약에서는 체질별로 맞는 약재, 사용하면 안 되는 약재에 대한 임상 경험이 상당히 많이 쌓여 있기 때문에, 한의사에 의한 한의약 처방은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