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재채기와 쏟아지는 콧물은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로 불편을 줍니다. 게다가 겨울철 난방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코 속이 건조해져 비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심할 때,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증상이 반복되기 때문에 양약 보다는 식품을 통해 비염치료를 해보시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비염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녹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염치료 식품으로서 녹차의 효능

2006년 일본에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녹차를 4주간 매일 마시게 했더니,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인 재채기와 콧물이 50% 감소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녹차에 포함되어 있는 카테킨을 포함한 폴리페놀 성분이 비만세포의 히스타민과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알레르기 반응을 줄여주어 비염치료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녹차를 매일 3~6시간 간격으로 꾸준히 마시면 알레르기 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녹차의 카페인 때문에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녹차가 좋을까?

하지만 녹차를 복용할 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우선 녹차에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소아 비염치료 환자나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두번째로 녹차의 찬 성질을 주의해야 합니다. 녹차의 찬 성질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는 반면에, 몸이 찬 체질의 사람들이 많이 마시거나, 장복하다보면 소화 기능이 저하되거나 비염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녹차에는 이뇨 작용이 있어서, 몸이 건조하거나 코속이 잘 마르는 사람들, 밤에 소변 때문에 자주 깨는 분들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몸에 열이 많고 더위를 많이 타는 분들, 체중이 많거나 몸이 습한 분들은 비염 음식으로 녹차를 마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차고 소화력이 약하거나 몸이 건조한 분들은 녹차가 도움이 되지 않거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비염에 좋은 박하차, 유근피차, 생강차 

녹차 대신에 비염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차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소아의 경우에는 박하(페퍼민트)차나 유근피차가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비염 차입니다. 박하와 유근피는 비염치료 처방에도 자주 이용되는 한약재입니다. 박하의 정유성분에는 비염이나 감기에 도움이 되는 항염증 성분이 들어 있으며, 유근피에는 루테올이나 피토스테롤 같은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어, 알레르기 반응을 진정시키고 염증을 완화시켜주면서도 독성이 없기 때문에 소아에 사용하기 좋습니다.

몸이 차서 녹차를 드시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생강차가 도움이 됩니다. 생강은 기원전부터 감기 처방에 꾸준히 사용되어 왔을 정도로, 호흡기 감염증에 효과적인 식품입니다. 생강에 들어 있는 진저롤, 쇼가올 등의 성분은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소화를 도와주면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소화기능이 약한 몸이 찬 분들에게는 좋은 비염 식품입니다.

비염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는?

만성 비염의 50% 정도가 재채기와 콧물을 주로 호소하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할지라도 코점막이 부어서 코막힘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차의 카테킨은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여 재채기와 콧물은 완화시켜주지만, 코막힘이 주로 나타나는 비후성 비염의 경우에는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비염에 좋은 차와 음식, 생활관리를 통해서 가벼운 비염 증상은 완화되기도 하지만, 수년간 비염이 지속되었거나 비염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그리고 비염 증상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비염치료가 필요합니다.

김기준한의원봄과 서울대학교 BOM 한의영양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비염치료 임상연구 결과, 비염 환자들이 한약 추출물(건비소염탕)을 복용했을 때, 비염으로 인한 코 증상 및 동반된 눈, 귀, 목 증상들, 그리고 만성 기침이 모두 완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비염 환자의 삶의 질도 함께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코막힘을 포함해 비염 증상이 심한 경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외부적인 요인을 차단하는 것과 더불어, 체내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한의약 비염치료를 받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